겨울철 먹을 양식으로 나무 한 그루에 비축하는 도토리 갯수는 3~5만 개에 이른다. 이 도토리 딱따구리가 좋은 자리에서 살던 다른 딱따구리가 죽거나 사라지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연합해 며칠씩 ‘전쟁’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지만 제3세력의 딱따구리도 멀리서 날아와 진을 치고 싸움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조류학자 사하스 바르웨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도토리 딱따구리의 등에 무선 태그를 달아 움직임을 추적 및 분석한 끝에 이런 사실을 밝혀내고 최근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량 저장 창고’(구멍)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형제ㆍ자매 딱따구리까지 가세한 연합을 결성해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이 싸움은 대개 10여 마리가 짝을 이뤄 3~4개 그룹 간에 진행되며, 마지막으로 한 그룹이 남을 때까지 계속된다.
동물 세계에서는 한 그룹이 다른 그룹과 세력 다툼을 벌이는 것은 흔하지만 여러 그룹 간에 싸움이 벌어지는 것은 극히 드물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무선 태그 자료로는 일부 딱따구리가 매일 싸움에 나서며, 한 번에 10시간까지 싸움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딱따구리들이 (전쟁을 위해) 수년을 기다릴 때도 종종 있다. 시기가 맞고 적절한 연합 세력이 갖춰지면 싸움에 나서 좋은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다.”고 설명했다.
도토리 딱따구리는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참관 딱따구리’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이들은 주변 나무에 앉아 그룹 간 싸움을 지켜보는데, 싸움이 클 때는 30마리 이상 모일 때도 있는 것으로 목격됐다. 무선 태그 자료로는 이들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한계 거리인 3㎞ 이상 날아와 1시간씩 싸움 구경을 하다 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참관 딱따구리가 자신의 영역을 비워두고 싸움이 벌어진 현장으로 날아온 것은 사회적 정보를 통해 얻는 이득이 영역을 방치하는 비용보다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September 09,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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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딱따구리, 식량 저장 창고 차지하려 그룹 간 전쟁" - 소년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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