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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19일 한국 축구 레전드인 박지성을 행정가로 영입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본지 1월18일 3면 단독보도). 전북은 박지성을 어드바이저로 위촉해 프로와 유소년의 선수 선발, 육성 및 스카우트, 훈련 시스템 등 폭 넓은 분야에 걸쳐 조언하는 역할을 맡겼다. 선수 영입을 주로 다루는 테크니컬 디렉터를 겸하면서도 그 이상의 행정 업무까지 겸하게 된다.
전북 구단의 ‘위원’이 된 박지성은 네덜란드와 잉글랜드에서 경험한 빅클럽의 시스템을 팀에 전수하고 발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PSV에인트호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큰 팀에 몸 담았다. 빅클럽이 어떻게 팀을 운영하는지를 오랜 기간 상세하게 목격했다. 전북은 K리그 최고의 빅클럽이다. 박 위원이 몸 담았던 조직과 맞닿는 지점이 있다. 전북은 그 노하우를 전수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박 위원은 비상근직으로 근무한다. 대신 전북은 꼼꼼하게 ‘방문 조항’을 삽입해 박 위원이 확실하게 전북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고 실무적으로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놨다. 전북 구단에 따르면 1년에 총 몇 회, 몇 시간 이상 구단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을 계약서에 넣었다. 한 번 방문할 때 몇 시간 이상 머물러야 하는지까지 명시해놨다. 방문일을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횟수는 채워야 한다. 당연히 임금도 받는다. 전북의 백승권 단장은 “박 위원이 영국에 체류하고 있고 여전히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축구평의회(IFAB) 등에서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비상근직으로 하게 됐다”라면서 “단순히 상징적인 면 때문에 영입한 것은 아니다. 방문 조항을 넣은 것도 실제적으로 팀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시쳇말로 ‘얼굴 마담’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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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전북 팬 사이에서 ‘갓의선’으로 불린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팀이었던 전북은 정 회장의 지원 속 K리그 최고 명문 구단으로 도약했다. 전북은 유럽에서도 부러워할 만한 높은 수준의 클럽하우스를 확보했고,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 지난해 K리그 최초 4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정 회장은 지난해 전북 우승 세리머니, 이동국 은퇴식에 참석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우산을 쓰지 않은 채 구단, 선수, 그리고 팬과 함께 호흡해 다시 한 번 박수를 받았다.
2013년 프로축구연맹이 연봉 공개를 결정한 후 K리그를 지탱했던 기업구단들은 모기업의 외면을 받으며 명가의 명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발전보다는 명맥 유지가 목표인 것처럼 소극적으로 운영한다. 전북은 다르다. 구단주가 확실하게 지원을 약속하고, 실행한다. 축구단도 눈에 띄는 성과로 화답한다. K리그에서 몇 안 되는 기업과 축구단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정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북이 세계 속으로 들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구단주의 야심 속 전북도 선수단, 코칭스태프에 사무국까지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하며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는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김택진 NC 대표이사가 화제였다. 신생팀 NC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호평을 받았던 김 대표이사는 한국 시리즈 경기 내내 경기장을 찾아 직접 응원하고 결국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려 구단주의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정 회장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축구단에 대한 관심, 애정을 넘어 실질적으로 팀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갓의선이라 불리는 것도 과장은 아닌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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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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