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 할아버지 골퍼 이영기가 아내가 사준 퍼터로 손자에게 우승을 선물했다.
이영기는 1일 전북 군산의 군산컨트리클럽 리드, 레이크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챔피언스투어 케이엠제약 시니어 오픈(총상금 1억 원)에서 연장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영기는 첫날 2언더파를 치고 공동 6위에 오른 데 이어 둘째 날 버디 6개에 보기 2개로 4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6언더파 138타로 손준호(52)와 연장에 돌입했다. 둘은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했고,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희비가 갈렸다. 손준호가 보기를 범하는 사이 이영기가 파로 막고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우승 상금은 1600만 원.
2017년부터 KPGA 챔피언스투어에서 경기하는 이영기는 2018년 ‘골프존 채리티 제23회 한국시니어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첫 승을 거뒀고, 이번에 자신의 챔피언스투어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2021시즌 KPGA 챔피언스투어 상금순위 3위(1894만 원)로 올라섰다.
이영기는 “정말 간절했던 우승이라 기쁘고 감격스럽다. 대회 직전 아내가 퍼터를 사줬고 그 퍼터를 갖고 대회에 임했는데 신기하게 퍼트가 잘됐다. 아내에게 이번 우승의 고마움과 영광을 전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근 100일 잔치를 한 손자의 태명이 ‘우승’이었다. 손자에게 할아버지로서 멋진 선물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며 “집안에 좋은 일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최근 골프가 더 재밌다.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도 선후배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며 즐겁게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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